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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클라우드 오피스 신시대


2019-07-08      

 

“아침에 저를 깨운 건 꿈도, 알람도 아닌 원격근무 사이트의 공지사항이었습니다.” 청두(成都)의 한 과학기술 기업에 다니는 류제(劉潔) 씨는 ‘누워서 일하며 돈을 버는’ 상상이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모든 것은 원격근무 덕분이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지옥철을 탈 필요도, 포근한 이불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휴대전화를 켜기만 하면 회사의 하루 업무가 시작된다.

 

새해 시작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을 덮쳤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도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대안으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선택한 원격근무는 순식간에 하나의 ‘업무 트렌드’로 떠올랐다.

 

사상 최대의 ‘재택근무 실험장’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터넷 기술과 제3자 제공 소프트웨어·플랫폼을 이용해 시공간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원격근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원격근무에는 재택근무, 타지근무, 이동근무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2월 3일 중국 춘제(春節) 연휴가 끝난 첫날, 중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었고 2억명 이상이 회사 밖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업무를 개시했다. 비즈니스 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를 ‘세계 최대 규모의 재택근무 실험’이라 표현했다.

 

전염병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원격근무가 ‘유행’하고는 있지만, 원격근무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고 의존도를 높여가는 기업과 직원들도 늘고 있다. 원격근무 플랫폼으로는 실시간 메신저와 음성·화상회의, 파일 공유, 업무 관리 기능이 제공되는 알리바바의 업무용 메신저 딩딩(釘釘), 텅쉰(騰訊) 기업용 위챗(微信), 화웨이(華爲)의 위링크(WeLink)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제는 재택근무가 아주 익숙합니다.” 베이징(北京)에서 회사를 다니는 왕쥔(王俊) 씨는 매일 오전 9시 딩딩을 통해 공유 문서를 열람하고 화상회의나 음성회의로 업무사항을 논의한다. 심지어 딩딩에 자신의 건강 상태나 음식 주문 정보 등을 입력하기도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근무를 처음 시행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사실 원격근무는 과거에도 이미 등장한 바 있다. 2003년 사스(SARS)가 유행할 당시 일부 기업들은 원격근무 방식을 채택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중국 기업들의 원격근무 시행률은 높지 않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중국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근로자는 490만명인 반면 영국은 2005년 이미 5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격근무 솔루션 시장은 사실상 중국에서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에서 2017년 시장의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은 95.52%, 2017년 시장 규모는 60억 위안(약 1조249억원)에 달했다.

 

원격근무에 대한 상반된 시선

전염병 확산과 더불어 원격근무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됐지만, 원격근무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중국의 비즈니스정보 플랫폼 후슈(虎嗅)에서 ‘온라인 오피스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에 대해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만5000명 중 1만5000명은 “그럴 것이다”고 답했고, 8000명 가량은 “아닐 것이다”고 답했다. 1만1000명은 “상황과 업종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긍정적 답변자들은 대부분 원격근무가 통근 시간을 줄이고 교통난과 주·정차난을 해소하며 근무복 부담도 덜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일과 가정의 균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원격근무는 기업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사내 자원을 통합하고 공간 임대료나 설비, 물품 등 운영비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채용과 관련해서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 지역과 국경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인재 채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사람들의 외출을 줄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시내 교통체증이 해소돼 공기 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흥산업 창출과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원격근무 플랫폼 덕분에 온라인 교육이나 미디어 분야는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될 점도 많다. 우선 업종에 따른 제약이 있다. 건축업이나 제조업처럼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 원격근무가 적합하지 않다. 각종 ‘간섭’ 문제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원격근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근무를 하면 동료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업무 진도가 느리며 가사일로 방해를 받고 업무와 일상이 분리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될 과제다. 사용자 급증으로 인한 인터넷 속도 저하, 정보 전달 지연, 음성·화상 끊김 문제, 정보 보안 등과 관련해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 기회와 도전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예전 방식으로 복귀하게 될 경우 원격근무는 지속될 수 있을까?

 

중국국제경제기술협력촉진회 신경제전문위원회 왕롄성(王連升) 위원은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로 원격근무 채택률이 급증하며 그 중요성과 신속한 대처 능력이 확인됐지만, 그렇다고 원격근무가 곧바로 우리의 일상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원격근무는 실행 비용이 낮고 여러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새로운 업무 방식의 하나가 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칭화(淸華)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융쥔하이(雍俊海) 교수는 “코로나19는 ‘클라우드 오피스’의 발전을 앞당겼다. 그 덕분에 방역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업무 중단 사태도 막을 수 있었다”며 경제 글로벌화 심화에 따라 원격근무는 점점 더 보편적이고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전망했다.

 

따라서 이제는 원격근무의 수많은 장점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바꿀 것인지를 깊이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화웨이클라우드(華爲雲)의 쉐하오(薛浩) 부사장은 원격근무의 발전을 촉진할 결정적인 동력으로 신기술의 응용을 꼽았다. 가령 5G가 보급되면 인터넷 속도도 빨라지고 지연(latency) 문제도 줄어들어 회의 중에 더욱 편리하고 명확한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원격근무를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바야흐로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원격근무는 단순히 ‘오피스 근무’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 산업 인터넷과 물류 분야에까지 두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인류는 늘 인류에게 닥친 재난에 대한 보상으로 사회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17년 전 사스가 유행할 당시 중국의 전자상거래 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이번 코로나19 유행 때도 디지털 기술 덕분에 어느 정도 사회·경제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고, 기업에서 원격근무를 적용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어쩌면, 우리는 이전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란산촨(冉珊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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