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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의 마천루와 개혁개방 성과


인민화보

2017-09-26      인민화보

15년전 선전에서 가장 높았던 디왕다샤 
 
15년 전 선전(深圳)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69층짜리 디왕다샤(地王大廈)였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건물은 높이 384m로, 지어질 당시(1995년)만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다. 곤충의 더듬이처럼 솟아오른 건물 외관도 눈길을 끌었다. 선전은 물론 홍콩까지 내려다보여 ‘선전-홍콩의 창(深港之窓)’이라는 관광 전망대 프로그램까지 운영됐다. 

주변에 비슷한 높이의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 높이라 가능했다. 도시를 발밑에 내려다 두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 회전식당은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 선전에 살았지만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나는 그 회전식당에는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올 초 다시 찾은 선전에서 디왕다샤는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없어진 게 아니라 급격히 늘어난 초고층 건물 사이로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선전의 가장 높은 건물은 푸톈(福田)구에 있는 핑안(平安)금융센터로 118층, 높이는 지상 600m다. 700m가 훌쩍 넘는 환위다샤(環宇大廈)가 곧 세워져 ‘중국에서 제일 높은 빌딩’ 타이틀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한다. 15년 만에 선전의 스카이라인은 배에 가깝게 급속히 높아졌다. 

중국 개혁개방 40년의 발전 속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가 바로 선전이다. 가난한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은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래 무섭게 성장했다. 1982년 선전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화창베이(華强北)에 46층짜리 뎬쯔다샤(電子大廈)가 세워졌다. 당시에만 해도 ‘센세이셔널’ 했다. 뎬쯔다샤는 중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완공한 첫 20층 이상 건물이었다.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심어줬을 뿐 아니라 선전 개혁개방 성과의 중요한 이정표였다. 이 건물에 설치된 고속 엘리베이터도 명물이었다.   

선전의 마천루가 점점 많아지고, 높이가 점점 높아진 것처럼 경제도 무섭게 성장했다. 국내총생산(GDP)은 개혁개방 직후인 1980년 당시 1억9000만 위안, 1인당 평균 GDP 606위안(약 1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GDP 2조2400억 위안, 1인당 GDP는 18만3100위안으로 뛰었다. 전체 GDP 규모만 보면 38년 새 1만배 넘게 커진 것이다. 

선전은 홍콩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면서 개혁개방 정책의 효과를 오롯이 누렸다. 1990년 중국 본토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곳도 선전이다. 임금분배제도를 개선하고 공정입찰제를 도입하는 등 선전은 중국 제도 개혁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1990년대 이후 첨단기술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세계의 공장’에서 정보기술(IT)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모했다. 화웨이(華爲), 핑안, 텅쉰(騰訊), 완커(萬科), 헝다(恒大) 등 세계 500대 기업 중 7개의 본사가 선전에 있다. 홍콩의 GDP 성장률이 20년 새 0~2% 사이를 오가는 동안 선전의 소득 수준은 무섭게 올라갔고 지난해에는 홍콩을 추월했다. 

2012년부터 선전 난산(南山)구 첸하이(前海)가 금융 특구로 지정됐다. 금융을 중심으로 물류업과 과학기술서비스, 공공서비스, 전문서비스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2016년 12월에는 선강퉁(深港通, 선전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이 개통됐다. 서커우(蛇口)에 조성된 녹색 자유무역구에는 현재 12만5000개 기업체가 등록돼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현재진행형이듯, 선전의 발전도 계속된다.

(필자 박은경은 현재 한국 경향신문 베이징특파원이며 15년 전에는 선전의 한 매체에서 근무했다.) 


글|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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