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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옌샤, 사랑과 책임으로 빈곤아동 교육에 등불을 켜다


ebet2019-09-18      글|장진원(ZHANGJINGWEN)

2019년 9월 10일, 보아이학교 개학식에서 주옌샤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 산현 공립보아이학교(單縣公立博愛學校) 제공

산둥(山東)성 허쩌(菏澤)시 산현 딩당(定砀)로와 와이환(外環)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남쪽으로 500m를 가면 ‘산현 공립보아이학교(이하 보아이학교)’가 자리해 있다. 보아이학교는 극빈 아동의 양육과 교육을 동시에 담당하는 전일제 기숙식 공익학교다. 2020년 8월 기준, 학생 수는 202명으로, 주로 고아와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했거나 행방불명, 부모가 중병에 걸린 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은 모두 ‘첫 교장’ 주옌샤(朱艳霞)가 한 명 한 명 집으로 찾아가 데려왔다.
 
학교 설립 입안 연구부터 준비작업까지, 그리고 운영관리까지……. 주옌샤는 모든 단계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는 모든 학생에게 생생하고 깊은 추억이 있다. 그때 했던 노력과 수확을 생각하며 주옌샤는 감회에 젖어 말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사회 각계 각층의 성원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보아이학교는 더욱 나아질 것이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주옌샤와 보아이학교 선생님과 아이들 사진/ 산현 공립보아이학교 제공

‘첫 교장’이 되다
시간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현은 빈곤 퇴치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당시 산현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었던 주옌샤도 빈곤 퇴치 작업의 책임자 중 한 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극빈 상태에 놓인 가정을 많이 접했고 볼 때 마다 걱정이 늘었다.
 
한 극빈가정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비틀거리며 빨래하고 밥하고 손자를 등·하교시켰다. 부모가 다 있지만 장애가 있거나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어 아이를 돌볼 수 없는 가정도 있었다. 극빈 가정의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주옌샤는 아이들이 대부분 소심하고 자폐 성향이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리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중에 아이의 보호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아이의 교육에 대한 기대치가 보편적으로 낮아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돈벌이를 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주옌샤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가 관여하지 않으면 이 아이들은 너무 일찍 사회로 흘러들 것 같았다. 그러면 그들은 사회 최하층 노동자가 되고 가정은 여전히 빈곤할 것이다. 범법자에게 이용당하거나 사회의 불안정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산현의 상황은 특수한 사례가 아니었다. 교육 부족은 빈곤이 대물림되는 중요한 요소다. 맞춤형 빈곤 퇴치 작업이 전면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교육 분야의 맞춤혐 빈곤 퇴치 작업을 추진해 빈곤 가정의 자녀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도와 빈곤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고, 모든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2018년 3월 주옌샤는 산현 당위원회 현(縣) 정부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출했다. “극빈 가정의 아이들을 학교로 데리고 와 사회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들에게 생존 기술을 가르치고 생활 능력을 높이며 학업을 마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동시에 후원자들이 마음놓고 선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현 위원회와 현 정부는 이 제안을 신속하게 받아들이고 프로젝트 책임자로 주옌샤를 임명했다.
 
영광스러운 사명 뒤에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랐다. 2018년 4월에서 7월까지 주옌샤는 팀원들과 각 가정을 방문했다. 그녀는 현 전체 22개 향진(乡镇)의 극빈가정 412가구를 방문해 한부모 가정과 극빈가정을 일일이 조사했다.
 
4개월 동안 산현의 모든 마을을 돌아다녀 발에 굳은살이 박히고 피부는 햇볕에 까맣게 탔다. 동료들이 “하이난(海南)에 휴가라도 다녀왔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웃음으로 답했다.
 
학교 건설도 동시에 진행됐다. 산현 개발지구 둥청(東城)중학교를 리모델링해 보아이학교를 지을 계획이었다. 리모델링을 시작하자 마자 여러 부처가 지원에 나섰다. 현 정부가 초기에 160여만 위안(약 2억여 원)을 투자해주어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현대화된 교육 설비와 생활 시설도 갖췄다. 방역 부처는 무료로 학교를 소독해주었다. 학교의 침구와 시트는 모두 기증을 받았고 17만 위안 상당의 도서를 기증해준 사람도 있었다. 스쿨버스 회사와 버스회사는 학생들에게 보름에 한 번씩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2018년 8월 29일 학교가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1기로 입학한 학생 119명은 모두 극빈가정 출신이다.
 
2019년 9월 10일, 보아이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서명 판넬. ‘인생의 첫 단추를 잘 꿰자’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학생들이 판넬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산현 공립보아이학교 제공

아이들 마음의 창을 닦다
아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교육을 받도록 하고 건강한 생활과 학습 습관을 기르기 위해 학교는 현 교육국 규정에 따라 각 과목별 과정을 개설한 동시에 노동 기술, 전통문화 등 과목도 개설했다. 정규수업이 끝나면 교직원들이 돌아가면서 학생을 가르쳤다. 생활 기능 교육, 논밭 다루는 방법, 고시문(古詩文) 낭송, 연설, 서예, 회화, 기류(棋類, 바둑·장기·체스 등), 악기 연주, 성악, 무용, 각종 체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됐다.
 
학교 숙소의 문 밖 진열대에 붙어 있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웃는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른 사람 눈에 이 사진들은 웃음과 희망을 전해주지만, 주옌샤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의 변화를 기록한 것이다.
 
주옌샤는 예전 업무수첩에 적은 방문 가정의 상황들을 잊을 수가 없다. 
 
가장 자주 보이는 내용은 ‘아이가 내성적이고 눈에 겁이 많으며 낯선 것을 두려워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였다. 그래서 일상적인 문화 과목, 흥미반 외에 학생들의 심리 교정을 돕는 일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방문하면서 아이들이 가정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지 못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건강하지 않은 심리는 아이들의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쪽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
 
주옌샤의 업무수첩에는 학생들의 성장 상황이 기록돼 있다. 샤오위(小宇, 가명)도 그 중 한 명이다. 샤오위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로 어머니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조광증이라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샤오위를 집에 가두고 일을 나가 버릇해 샤오위는 점점 말을 잃었다.
 
학교에 갓 왔을 때 샤오위는 옷 갈아입기를 거부했다. 선생님이 옷을 갈아 입혀 주고 같이 운동장을 네 바퀴 돌았다. 그날 점심 이후 선생님은 샤오위와 함께 공을 찼다. 그러자 샤오위에게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샤오위를 병원에 데리고 가 진찰받고 심리상담을 받도록 한 것 외에 주옌샤는 사무실에 샤오위를 위한 전용 책상을 놓았다. 샤오위에게 가정에서 못 받은 온기를 보상해주기 위한 조치였다.
 
“이틀 동안 가르쳐서 아이가 드디어 자기 이름을 쓸 줄 알게 됐다.” 일반사람은 이름 쓰는 것을 가르치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주옌샤는 느끼는 바가 컸다.
 
주옌샤 외에 학교 선생님들도 모두 심리 지도원 역할을 했다. 선생님들은 각각 여러 학생의 심리 교정을 담당했다. 또한 학교는 여러 차례 자원봉사자를 초청해 아이들과 심리 교류를 하도록 했다. 선생님들은 학교 교육의 핵심은 아이들이 건강한 인격을 형성하고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적이 나쁘다고 야단치지 않는다. 먼저 인간됨을 배운 다음 지식을 배우도록 하고 규칙 의식을 확립해 앞으로 아이들이 순조롭게 사회에 융합되도록 돕고 있다.
 
주옌샤는 아이들의 성장에 매우 흡족하다. 그녀는 또한 2018년 추석 행사 때는 자발적으로 무대에 올라가겠다고 한 아이가 매우 적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햇살처럼 유쾌하고 표현에 능하다. “2020년 새해 축하모임 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한 프로그램이 35개 이상이었다.” 3시간 동안 펼쳐진 축하모임에서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가득차 있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오래만의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보아이학교에 온 뒤로 아이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걸려있다. 사진/ 산현 공립보아이학교 제공

학교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
보아이학교는 도미노의 첫 번째 패처럼 일련의 변화가 줄줄이 나타났다.
 
학교가 운영되면서 현지인의 학교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했다. 성허(盛和, 가명)라는 학생도 주옌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옌샤는 성허가 여덟 살 때 처음 만났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집에는 반신불수의 할머니와 지적 장애가 있는 누나뿐이었다. 주옌샤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자고 했을 때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절대 보내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아이가 너무 말라서 학교에 가면 잘 못 먹을까 봐 걱정되고 멀리 떠나보내면 안전하지 않다고 거절했다. 두 번째 가서 권유하자 할머니는 우리가 아이를 빼앗아가면 아이와 소원해질 것이라고 했다.” 주옌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보아이학교 설립 6개월 후 학교 상황이 가정에도 전달됐는지 할머니가 먼저 전화해 아이를 입학시켜달라고 했다. 그래서 주옌샤는 세 번째로 성허의 집을 방문했다. “내가 할머니께 ‘우리가 손자 빼앗아 갈까 무섭지 않냐?’고 물으니 할머니는 ‘무섭지 않다. 당신들은 좋은 사람이지 않느냐! 당신들은 아이한테 잘한다!’고 대답했다.”
 
주옌샤는 또한 학교 운영 과정에서 아이들에게만 큰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도 성장한 것을 발견했다.
 
학교에서 공헌 정신은 일종의 분위기이자 묵계로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다. 주옌샤는 “학교 설립 2년 동안 많은 청년이 학교에 와서 공부를 가르쳤다. 교육 지원이라도 너도 나도 오겠다고 야단이었다. 학교를 떠나겠다고 하는 선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실습생도 졸업하고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더 기분 좋은 일은 보아이학교 운영 모델의 초기 성과가 뚜렷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12월 29일 중국공산당 산둥(山東)성위원회 서기 류자이(劉家義)가 보아이학교를 시찰했다. 2019년 들어 산둥성위원회와 성 정부는 민생 실사 중점 임무 20개 항목에서 전체 성에 ‘산현 보아이학교의 경험을 널리 보급한다’고 했다. 2019년 새해가 막 지났을 때 허쩌시에서만 보아이학교 9개가 건설을 시작했다. “정말 흥분되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극빈 가정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정말 기쁘다.”
 
현재 산현 보아이학교는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옌샤는 “이번 확장을 통해 우리는 극빈가정 아이들의 교육 문제 해결은 물론 지체장애 아동의 회복과 학습의 모순 문제도 해결할 생각이다. 또한 회복동을 건설해 지체장애 아동이 회복 훈련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5월 31일, 학생들이 ‘6·1어린이날’을 맞아 축하 케이크를 먹고 있다. 사진/ 산현 공립보아이학교 제공

학교가 운영된지 이제 겨우 2년이 지났지만 주옌샤는 장기적인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녀는 보아이학교를 9년제 학교로 만들어 아이들이 이곳에서 9년 의무교육을 마치길 바란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일반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1대1’ 지원을 해주고, 담당 도우미가 대학 졸업 때까지 아이의 매월 생활비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전문학교에 입학해 기술을 배워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한다. “나는 보아이학교라는 따뜻하고 큰 가정에서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이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삶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글|장진원(ZHANGJING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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